사람이 많은 모임에서 에너지를 얻으시는 분이 있는 반면,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낸 뒤에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도 계십니다. 우리는 흔히 전자를 외향형 사람, 후자를 내향형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차이는 실제로 뇌에서도 발견될까요?
먼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서로 완전히 분리된 두 종류의 사람이 아니라 성격 특성의 연속선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한 사람 안에서도 상황에 따라 외향적인 행동과 내향적인 행동이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향형 사람과 외향형 사람의 뇌구조라는 표현도 두 종류의 뇌가 따로 존재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현재의 뇌과학은 성격과 관련된 구조적·기능적 차이를 연구하고 있지만, MRI 사진 한 장만 보고 그 사람이 내향형인지 외향형인지 판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내향형과 외향형의 뇌가 따로 존재할까요?
“외향적인 사람은 뇌의 특정 부위가 크고, 내향적인 사람은 다른 부위가 크다”는 설명은 흥미롭게 들리지만 현재 과학으로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2017년 Human Connectome Project의 건강한 성인 507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외향성과 설전부(precuneus)의 피질 두께, 상측두피질의 표면적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보고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여러 연구에서 성격과 회백질의 관계가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더 큰 표본에서는 결과가 반복되지 않았습니다. 2020년 1,107명을 대상으로 피질 두께와 표면적, 피질하 구조의 부피와 백질 특성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Big Five 성격 특성과 뇌 형태 사이에서 뚜렷하고 안정적인 연관성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역시 Big Five 성격과 뇌 구조 연구의 결과가 매우 이질적이며, 재현 가능한 구조적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보고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근거를 종합하면 뇌구조만으로 내향형 사람과 외향형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외향성은 보상과 긍정적 자극에 어떻게 반응할까요?
구조적 차이보다 흥미로운 연구 분야는 성격과 뇌의 기능적 관계입니다. 특히 외향성 연구에서는 보상과 긍정적인 자극을 처리하는 과정이 오랫동안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보상을 처리할 때에는 하나의 부위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복측선조체, 복내 측 전전두피질, 편도체, 전측 섬엽, 시상 등을 포함한 여러 영역이 함께 관여합니다. 그리고 도파민은 보상 예측과 동기, 행동을 촉진하는 과정과 관련된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2019년 EEG 연구에서는 외향성이 보상예측오차와 관련된 전기생리학적 지표인 Reward Positivity와 연관되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이는 외향성의 개인차와 보상 처리 과정 사이에 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2025년 긍정적 정서 자극을 이용한 기능영상 연구들의 메타분석에서도 외향성은 우측 하전두회·섬엽, 우측 각회와 좌측 중심 앞이랑 등의 활성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선조체에서는 단순히 “외향적일수록 더 활성화된다”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보상회로와 외향성의 관계를 “외향형은 도파민이 많습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더 정확한 설명은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성이 보상과 긍정적 자극을 처리하는 일부 신경 과정과 연관되어 연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용히 있을 때에도 성격과 뇌 활동의 관계가 보입니다
사람이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을 때에도 뇌는 쉬고만 있지 않습니다. 과거를 떠올리고 미래를 상상하며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여러 신경망이 계속 활동합니다. 이를 연구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뇌의 휴식상태 기능영상입니다.
2025년 발표된 휴식상태 fMRI 메타분석에서는 11개 연구의 9개 데이터셋, 총 1,242명을 분석했습니다. 외향성은 우측 보조운동영역, 우측 설화와 좌측 하두정소엽 등의 자발적 활동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일부 전두·측두 영역에서는 음의 상관관계가 보고됐습니다.
같은 해 발표된 또 다른 메타분석은 19개 휴식상태 기능영상 연구와 1,440명을 분석했고, 외향성과 일부 두정·후두·운동 및 전두 영역의 내재적 활동 사이에서 일관된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연관성입니다. 특정 뇌 부위가 외향성을 만들어 낸다고 증명한 것도 아니며, 그 영역을 보고 개인의 성격을 판독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성격은 유전적 영향뿐 아니라 성장 경험, 사회환경, 학습과 현재의 상황이 함께 작용하면서 형성됩니다.
내향형이라고 해서 사회성을 담당하는 뇌가 부족한 것도 아니며, 외향형이라고 해서 혼자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외부 세계를 처리하는 과정과 내면을 돌아보는 과정을 사용하면서 살아갑니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우열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향입니다
그렇다면 내향형 사람과 외향형 사람의 뇌구조에는 정말 차이가 있을까요?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두 성격을 해부학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하는 ‘내향형 뇌’와 ‘외향형 뇌’가 따로 존재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어떤 자극에서 보상을 느끼고, 사회적 상황과 긍정적인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며, 혼자 있을 때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자신의 에너지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또한 내향성과 외향성은 고정된 운명표가 아닙니다. 평소 조용한 분도 익숙한 친구들과 있을 때에는 활발해질 수 있고, 매우 외향적인 분도 혼자 생각하고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성격은 사람을 두 상자에 넣기 위한 이름이라기보다 개인의 행동 경향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연속적인 지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향형이라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생각하실 필요도 없고, “외향적이어야 사회생활을 잘합니다”라고 단정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깊이 생각하고 혼자 집중하는 성향도,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새로운 자극을 찾는 성향도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뇌과학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을 단순히 두 종류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의 뇌에서도 성격과 경험에 따라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더 좋은가가 아니라 자신에게 어떤 환경과 자극이 잘 맞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 No structural brain differences as a function of the Big Five personality trai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 Little evidence for associations between the Big Five personality traits and variability in brain gray or white matter
- Surface-based morphometry reveals the neuroanatomical basis of the five-factor model of personality
- The unique characteristics of extraversion: A systematic review and coordinate-based meta-analysis of resting-state fMRI studies
- Extraversion and the resting brain: A coordinate-based meta-analysis of resting-state functional brain imaging studies
- Extraversion and the Brain: A Coordinate-Based Meta-Analysis of Functional Brain Imaging Studies on Positive Affect
- Extraversion and reward-processing: Evidence from an electrophysiological index of reward-prediction-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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